스타벅스 코리아의 선불충전금(선불금) 4200억원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이 “조건 없는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선불전자지급수단 관리·규제 영역에서 비껴 있어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으로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조건 없이 선불카드 충전액을 환불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24일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스타벅스 선불금(선수금) 규모는 4275억6311만원으로 전년 대비 325억원(8.22%) 늘었다. 선불금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이나 카드에 미리 입금한 돈이다. 2024년 말 잔액이 3950억8천만원이고, 작년 한해 새로 발생한 선불충전금(1조7497억원)에서 사용·환불금(1조7172억원)을 뺀 증가액이 325억원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 이후 선불충전금을 은행 예치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최근까지 약 408억원의 이자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선불금 환불의 경우 고객이 요청하면 해당 선불금 계정에서 환불액이 차감되지만 최소 사용금액 등 제약이 있어 실제로 100% 환불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에 따르면,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금액형 상품권은 100분의 60(1만원 이하는 100분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반환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기반한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금융당국의 선불전자지급수단 규제에선 제외돼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제3자한테서 재화·용역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수단을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하는데, 스타벅스는 자신이 발행처이자 곧 사용처이기 때문이다. 또 스타벅스는 전국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 체제로 운영해 법적으로 하나의 점포(1개 가맹점)로 취급돼, 선불전자지급 규제 대상에서 예외를 적용받는다. 즉 선불업을 영위하는 초대형 기업인데도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등록 선불수단과 달리 선결제를 받아둔 ‘동네 식당’과 같이 분류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타벅스(선불금)의 경우 금융 제도가 아닌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인 약관법 및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는다. 현재로서는 선불업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포함되면 현재 ‘깜깜이’에 가까운 선불금 운용 현황 등 투자 및 세부 내역을 공시해야 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카드업 수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전금법상 선불업 규정은 이용자에 대한 우선변제권 보장 등을 통한 금융거래의 신뢰성 확보에 취지가 있다. 환불 제약과 자금 운용의 불투명으로 이용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 전금법 규율 대상에 포함하는 게 법 취지에 맞는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