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마무리 정해영(25)이 천신만고 끝에 KIA 타이거즈의 승리를 지켜냈다.
KIA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4위 KIA는 25승 1무 22패로 3위 KT 위즈(27승 1무 19패)와 격차를 2.5게임 차로 좁혔다. 반면 SSG는 7연패에 빠지며 22승 1무 25패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KIA가 3-0으로 앞선 9회초가 승부처였다. 기존 마무리 성영탁(22)이 3연투로 휴식을 취한 가운데,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해영은 성영탁 이전 KIA 뒷문을 책임지던 부동의 마무리였다. 데뷔 첫해였던 2020년 깜짝 세이브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21년부터 5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그 입지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27세이브에도 세부 지표가 60경기 평균자책점 3.79, 61⅔이닝 72탈삼진으로 좋지 않았다. 결국 올해는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88, 2⅔이닝 5볼넷 1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63, 피안타율 0.273으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정해영은 지난달 22일 1군으로 다시 돌아온 뒤 차츰 살아난 구속으로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코치진의 신뢰를 회복했다. 그 10경기 동안 두 차례 멀티 이닝 포함 12⅓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사사구가 2개밖에 없는 것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마련된 9회 세이브 상황이었다. 각오와 달리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연패 탈출이 절박한 SSG 상위 타선부터 9회가 시작됐고 정해영의 공은 또 날리기 시작했다. 정해영은 첫 1, 2구를 연속 볼을 기록한 뒤 어떻게든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으려 애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안타도 많이 나왔다. 박성한이 4구째 한복판 직구를 쳐 중전 안타, 정준재가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익선상 2루타를 생산했다.
무사 2, 3루 위기에서도 정해영의 로케이션은 좋지 못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상대로 한참 높은 곳에 직구를 넣더니, 2구째는 한복판에 던져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뒤이어 대타 오태곤에게는 좌중간 담장까지 향하는 대형 타구를 내주기도 했다. 다행히 좌익수 박재현이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동점 위기를 넘겼다.
수비 도움을 받은 정해영은 차츰 자신감을 찾았다. 다섯 타자 만에 처음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정해영은 한유섬을 상대로 계속 바깥쪽 낮은 곳을 공략해 헛스윙을 유도했고 5구 만에 삼진이란 성과를 봤다. 최지훈에게는 또 한 번 공이 날렸지만, 과감하게 한가운데 포크볼을 떨어트려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결국 최지훈이 2루 뜬공으로 잡히면서 정해영은 48일 만에 통산 150번째 세이브를 달성할 수 있었다. 기록지에 남은 최종 기록은 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 깨끗하진 않지만, 혼신을 다한 24구의 흔적이었다.
이로써 정해영은 24세 9개월 1일로 KBO리그 최연소 150세이브 대기록을 작성했다. 2020년 8월 30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지 약 6년 만이다. 종전 기록은 KBO 통산 427세이브 전설 오승환(은퇴)의 26세 9개월 20일이었다.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음에도 어떻게든 스트라이크를 던져 만든 세이브이기에 더욱 값졌다.
당분간 정해영의 기록에 도전할 선수도 마땅치 않다. 그 다음으로 빠른 것이 통산 74세이브의 박영현(23·KT)일 정도로 지난 5년간 정해영이 세이브를 쌓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정해영은 2022년 6월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 최연소 50세이브에 성공했고, 2024년 4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에 도달했다. 걸출한 마무리가 많았던 타이거즈 역사를 돌아봐도 역대급 페이스였다. 풀타임 마무리 첫해부터 타이거즈 구단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선동열(1993년 31세이브, 1995년 33세이브)을 넘어 임창용(1998년 34세이브)과 동률이었다.
새 마무리 성영탁이 18경기 1승 무패 3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0.84로 여전히 압도적인 가운데, 정해영이 차츰 위기 상황에 좋은 기억을 쌓아가면서 KIA의 뒷문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