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이날 정책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를 기존 연 2.00%에서 2.2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시장이 예상한 결정이었지만, 최근 물가 재상승에 대응해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ECB는 이란전 이후 나타난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통화 긴축에 나선 첫 주요 중앙은행이 됐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최근 3%를 웃돌며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인플레이션 재상승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역시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여는 일본은행(BOJ)은 ECB와 마찬가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유럽은 미국보다 전쟁의 경제적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다. 미국은 AI 투자 확대와 에너지 수출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유럽은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로 인해 물가와 성장률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다만 ECB가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에 돌입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을 2022년과 같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한 보험성 조치‘로 해석했다.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의 로라 쿠퍼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ECB는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이미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기 상황이다. 유로존 경제는 올해 1분기 0.2% 역성장을 기록하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기업활동 지표도 둔화 조짐을 나타내 추가 긴축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ECB가 9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추가 인상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상반된 위험이 동시에 커지면서 향후 ECB의 정책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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