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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3일, '트렁크 시신' 사건의 피고인 김일곤(당시 49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불복해 검찰이 항소했다. 2015년 9월 김일곤이 충남 아산시의 한 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차량 트렁크에 유기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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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용해 유인"…피해자와 무관한 범행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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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의 시작은 영등포에서 벌어진 차량 통행 시비였다. 김일곤은 2015년 5월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에서 26세 김모씨와 다툼을 벌여 벌금형을 받게 되자 앙심을 품었다. 이후 복수를 결심한 그는 같은 해 6월 식칼을 구입하고, 폭행 사건 기록을 열람해 김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김씨에게 사과와 벌금 보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살해를 결심했다. 이후 손도끼까지 구입해 김씨의 집과 직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위협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여성을 이용해 김씨를 유인하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여성을 납치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탈출하면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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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시도 끝 비극…계획 좌절에 시신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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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일곤은 범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천안·아산 일대 마트를 돌아다니다가 2015년 9월 9일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차량에 탑승하려던 30대 여성 주모씨를 흉기로 위협해 납치했다.
김일곤은 차량 문을 잠그고 안전벨트를 채운 채 주씨를 감금하며 이동했다. 주씨는 "화장실이 급하다"고 말해 차를 세우게 한 뒤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김일곤에게 살해당했다.
김일곤은 당초 복수 대상으로 삼았던 김씨를 유인하는 데 실패하자 좌절감을 느꼈고, 평소 품고 있던 여성들에 대한 적개심을 피해자에게 투영해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
이후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싣고 이동하던 중 부산에서 검문을 목격하자 울산으로 방향을 틀었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훔친 번호판을 피해자 차량에 부착했다. 서울에서는 접촉사고와 뺑소니까지 저지른 뒤 증거 인멸을 위해 차량에 불을 질러 시신과 함께 태웠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김일곤을 특정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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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제보로 검거…"개 안락사 약 달라" 황당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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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은 범행 8일 만인 2015년 9월 17일 시민 제보로 붙잡혔다. 그는 공개수배로 도주가 어려워지자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동물병원에서 안락사 약을 구하려 했다.
이에 서울 성동구의 한 동물병원을 찾아가 "개를 안락사시키고 싶다"며 약을 요구했고, 거절당하자 흉기를 꺼내 위협했다. 병원 측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피해 달아났지만 결국 검거됐다.
당시 시민이 검거를 도와 화제를 모았다. 검거에 협조한 시민 방모씨와 인근 경비원 김모씨는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포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김일곤을 신고한 동물병원 관계자도 포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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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태도…사형 구형에도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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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잘못한 게 없어요. 난 더 앞으로 살아야 된다고!"
김일곤은 검거 후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수사 과정에서는 평소 불만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2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메모에는 경찰관, 판사, 의사, 간호사 등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김일곤은 강도살인, 특수강도미수, 일반자동차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귀한 생명을 빼앗고 시신 주요 부위를 훼손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고 지적하면서도 "처음부터 살해를 목적으로 납치했다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며 항소했지만 2심 역시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재범을 막는 목적은 무기징역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일곤은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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