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7 참석하는 이 대통령, ‘중견국 연대’ 넓혀가야
한겨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들과 ‘중견국 연대’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미국이 만들고 유지해온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급격히 붕괴되는 흐름 속에서, 유럽연합(EU)·일본·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 가치를 공유하는 중견국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 국익 수호에 큰 도움이 된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것이 우리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인식하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중견국들과 협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유럽 순방 닷새째를 맞는 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바티칸의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특별미사에서 기념 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15~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유럽연합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회복’이라는 중요 과제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한 점이다. 이 대통령과 유럽연합 집행부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어 “국제법, 공동의 가치와 이익, 개방 경제에 기반한 국제협력이 공동의 안보와 번영을 강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쏟아낸 관세 폭탄이나 국제법 위반이 분명한 이란 등에 대한 선제공격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다자주의와 ‘규범에 기반한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적 질서’를 되살리자고 선언한 것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미·중·일 등 주변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및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견국 연대에 대한 전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게 된 계기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지난 1월 다보스 포럼 연설이었다. 그는 강대국들과 1대1로 맞설 힘이 없는 중견국들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며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 위에 오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상대로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임해야 했던 지난해 관세협상을 생각해보면, 이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강대국의 횡포를 막으려면, 모두 함께 힘을 합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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