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평양 무인기’ 징역 30년…‘군사적 위기 유발도 이적행위’ 판단
한겨레
법원이 비상계엄 선포 목적으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졌다고 보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 계엄 결심 시점 등 쟁점을 다투는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군 통수권자의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이번 판결의 항소심과 대법원 결론도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지난 12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하며 무인기 작전을 ‘북한 오물 풍선 공격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 아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사적 목적의 작전’으로 규정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해 계엄 선포 요건인 ‘비상사태’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려 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그 결과 한국군의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하고 무인기 추락으로 북한에 우리 군 전력이 노출되는 등 일반이적죄의 구성 요건인 ‘군사상 이익 침해’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결심 시점을 2024년 12월1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일반이적 사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최소 2024년 9월부터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갖추기 위해 무인기 작전(2024년 10~11월) 등을 본격 추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시기를 적어도 석달 이상 앞당긴 판단을 내렸다.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모의 시기를 2023년 10월로 판단해 내란 사건들을 기소한 바 있다. 또한 권창영 특별검사팀도 윤 전 대통령 등이 최소 2023년 11월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내란특검 관계자는 “무인기 작전이 내란의 사전 단계였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판결이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일에 임박해 비상대권을 결심을 했다고 보고 그 배경으로 교착상태였던 국회 상황 등을 언급했는데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른 내란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무인기 작전이 그만큼 위험했다는 사실을 방증한 판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는 “국군통수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통상적 조처에 머물렀다면 이적죄 인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를 위태롭게 했단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에 군사적 위기를 일으킨 경우도 일반이적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첫 판결로 알려져 있다. 앞선 일반이적 사건의 경우 북한에 군사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대목은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를 인정한 최초의 사례인 만큼 항소심에서 ‘이적 행위’에 대한 1심의 판단 논리를 둘러싼 다툼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외면한 판결”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선고 당일 곧바로 항소했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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