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올림픽공원 ‘다중 위협’ 범죄 엄정 대응…물리력 투입은 자제
한겨레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 올림픽 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벌어진 폭행·위협 등과 관련해 경찰이 ‘다수에 의한 범죄 행위’라는 점에 주목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경찰은 시위 자체에 대해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공론의 장’으로 규정하며, 평화적 의사 표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기조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오전까지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된 불법행위)15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사 기자에 대한 폭행, 여자핸드볼주니어대표팀에 대한 자의적인 소지품 검문검색, 경찰관에 대한 모욕, 시위 참여자 사이의 충돌과 불법촬영 사건 등이다.
경찰은 특히 이들 위협 행위가 개인이 아닌 다수에 의한 행위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 청장은 “행위를 보면, 다중이 위력을 과시하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라며 “(언론인 위협 사건의 경우) 일반 감금죄가 아닌 특수감금죄로, 유소년 대표팀 사건도 특수 강요죄로 의율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위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적용될 경우 처벌 수준은 크게 높아진다. 가령 일반 강요죄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하지만, 특수강요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있다. 박 청장은 “아무 생각 없이 동조했다가는 큰 책임을 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다만 시위 자체에 대한 강제 해산 조처 등 강경 대응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청장은 시위에 대해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참정권침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인 공론의 장이라고 보고 있다”며 “평화적인 의사 표현에 대해서는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보장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열흘 넘게 사무실 출입이 가로막힌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 단체 직원들에 대해서도 당장 물리력을 동원해 진입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청장은 “충돌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물리력을 동원해 진입로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당하게 (직원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게 되면 업무방해 혐의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업무방해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 처리할 것이고, 채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 단체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 나서 피해 상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올림픽공원 시위와 관련해 경찰에는 이날까지 306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에 앞서 시위 참여자들이 모인 잠실7동제2투표소에서도 25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대부분 ‘주변 소란’ 등이었다고 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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