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80살 생일에 맞춰 백악관에서 사상 첫 종합격투기(UFC) 대회 ‘유에프시 프리덤 250’를 열었다.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유료 입장권 판매와 기업 후원이 결합한 이번 행사에 대해 “트럼프 개인을 위한 정치쇼”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언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80살 생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6천만달러(약 908억원) 이상을 들여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사상 초유의 종합격투기 대회를 열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리는 명분으로 기획된 이번 격투기 대회는 백악관 경내에서 열린 첫 사적·영리 목적 스포츠 대회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백악관 내 사우스론 잔디밭에는 대형 옥타곤 경기장이 들어섰다. 경기장 중앙에는 집게발을 닮은 높이 28m의 600t짜리 철제 구조물 ‘클로’(Claw)가 설치됐으며, 성조기 디자인을 입혔다. 경내엔 4500명이 입장할 수 있었고,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최대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백악관 사우스론과 엘립스 공원 모두 유료로 운영됐으며, 최대 150만달러(약 22억7천만원)를 낸 브이아이피(VIP) 관람객들은 맨 앞 링사이드 좌석에서 경기를 봤다.
집권 전부터 열렬한 유에프시 팬으로 유명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가 열리는 옥타곤 서편 케이지 옆 좌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데이나 화이트 유에프시 회장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다섯 자녀 모두 함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와 이날 경기를 독점 중계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데이비드 엘리슨 최고경영자, 존 슌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제이디 밴스 부통령 및 각료들도 자리했다. 이날 현장에는 약 8만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날 경기장 일대에서는 행사를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과 경기를 보기 위해 온 종합격투기 팬들은 서로 구호와 야유를 주고받으며 팽팽히 맞섰다. 격투기 팬들은 행사장으로 향하며 트럼프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주 방위군 반대”, “증오 반대! 두려움 반대! 이민자 환영!”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를 조직한 진보 성향 단체 ‘서드 액트 버지니아’의 활동가 수전 더글러스는 가디언에 “부패 냄새가 진동한다”며 “이번 행사는 트럼프의 생일을 위한 것일 뿐 미국 건국 정신과는 무관하다”고 비판했다. 유에프시 행사 중단을 요구한 긴급 연방소송은 행사 이틀 전 기각됐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유에프시와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의 모회사 티케이오(TKO) 그룹 주식 1만5000~5만달러(약 2271만~7571만원)어치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윤리 감시 단체들은 이번 행사가 대통령이 투자한 기업의 수익과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이해충돌 논란을 제기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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