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사상 처음 수출액 11억달러(약 1조6662억원)를 돌파한 김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으로 등극했다. 일명 ‘검은 반도체’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졌지만, 해수온 상승 등에 따른 해상양식의 한계 극복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식품업계는 김의 ‘육상양식’ 투자에 속속 나서며 상용화에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이 육상양식 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8월 충남 천안에 ‘육상양식 김 상업화 시설’을 착공,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김 육상양식 기술을 개발해 2021년 3t(톤) 수조 배양에 성공했다. 이후 2022년 전용 품종 확보,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이번에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경기도 수원의 CJ블로썸파크 랩 파일럿(Lab-pilot) 연구 결과와 CJ의 오랜 생산·인프라 역량이 결합돼 김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핵심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시설에는 CJ제일제당 육상양식 김의 독보적 경쟁력인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전용 품종을 비롯해 김 전체 생애주기 제어 기술, 전용 배지(培地; 배양 영양액) 및 종합 품질관리 기술 등이 반영돼 향후 대량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시설이 가동되면 겨울철에만 수확가능했던 김을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균일한 품질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정밀하게 통제된 생산 환경에서 재배되는 만큼 차별화된 맛과 풍미, 높은 품질 신뢰도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담 리차도네 CJ제일제당 R&D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에 완공하는 시설은 10여 년간 축적해 온 육상양식 기술을 산업화 현장에 적용하는 핵심 시험대이자 K푸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전초기지”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상양식의 변동성은 커졌지만, ‘K-김’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육상양식 상업화 시설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과 풀무원도 정부 국책과제를 발판 삼아 육상양식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상은 2016년부터 김 육상양식을 기획해 2023년 국내 최대 김 생산지인 전남 고흥군과 현지 수산업체 하나수산과 함께 사업화에 착수했다. 1차 파일럿 연구로 육상에서 김 원초를 시판가능한 40~50cm 크기로 키우는데 성공했고 2차 파일럿 연구를 위한 시설을 조성했다.
약 20억원이 투자된 2차 파일럿 연구 시설은 1차 시설의 5배가 넘는 약 2314㎡(약 700평) 규모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의 ‘육상양식 김 종자 연중 공급 및 대량양성 기술개발’ 사업과 ‘김 연중생산 육상양식 시스템 및 품질관리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350억원 규모 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2029년까지 상용화 시스템 구축, 2030년 상품화가 목표”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상은 2017년 해조류 사업 전반의 컨트롤타워로 구축한 ‘해조류연구센터’를 통해 신품종 개발, 제조공정 개선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부터 김 육상양식 R&D에 착수한 풀무원도 최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9473㎡(약 2865평) 규모 ‘김 육상양식 R&D센터’를 착공, 향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2단계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R&D센터에 김 육상양식동, 해수 처리시설, 사무동 등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추후 2단계 확장에서 김 육상양식동 추가 구축 및 창고동·가공동·R&D동 등을 조성하고 수조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풀무원의 양식 수조 기반의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시스템은 국내 최대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 육상양식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해양생태계 복원과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미래 먹거리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국내 지역사회와의 상생산업화 모델로서도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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