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용·책임 강조한 이 대통령 회견, 여권 모두 새기고 실천해야
한겨레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8박9일간의 유럽 순방 및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G7) 참석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들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순방 도중 확산된 당·청 갈등 논란 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주요국 정상들과 국제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점은 이번 순방의 주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1일 발효되는 유럽연합의 철강 관세 부과와 관련해 “이런 조치가 무역 장벽이 돼선 안 된다는 우리의 확고한 입장을 유럽연합 지도부에 전달”해 “상당한 공감과 이해”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또 레오 14세 교황에게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비무장지대(DMZ) 및 북한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으며,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했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포기하지 말되, 단기·중기·장기로 나눠서 가자”며 ‘단계적 접근법’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번 브리핑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청 갈등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열려, 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이후 국정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왜 싸우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 아니겠냐”고 짚으며 “최대한 빨리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고금리·고환율, 청년 실업, 양극화 심화 등 여러 민생문제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당권 경쟁에 매몰된 듯한 여권을 국민들이 불만스럽게 보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정치는 동조자, 공감하는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실천과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가 국민에게 유용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공감을 받아내는 건 결국 “민생과 경제를 책임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내 모두는 이날 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포용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민생 챙기기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당권 경쟁은 소모적 권력싸움이 아닌 생산적 정책 경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같은 진영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 역시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과 에스엔에스 글로 당·청 갈등 논란을 키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대통령 스스로의 표현대로 “이제까지 엉망진창인 국정을 정리하고 엉킨 걸 푸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기획이 된 새로운 일들을 제대로 추진하는 기간”이니만큼,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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