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글로벌 PM 서밋 2026’ 환영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미글로벌은 이날 ‘AI 시대, 글로벌 PM의 미래를 다시 쓰다’를 주제로 국제 서밋을 열고 AI 확산에 따른 건설사업관리(PM)의 역할 변화와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PM은 발주자를 대신해 건설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발주, 시공, 준공 전 과정을 관리하는 업무다. 시공사가 실제 공사를 수행한다면 PM은 발주자 측에서 공정, 원가, 품질, 안전, 설계변경 등 사업 리스크를 통합 관리한다. 그동안 PM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이해관계자를 조율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AI 시대에는 공기 지연과 원가 초과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기조 강연에 나선 데이비드 와이솔 터너앤타운젠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I를 통해 PM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것이며 최대 과반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AI의 핵심 가치는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고도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 AI 기술도 실용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안드레 보어만 독일 뮌헨공대 건설AI센터장은 건설정보모델링(BIM), AI, 로봇공학의 융합이 건설 프로젝트 전 생애주기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BIM 모델을 생성하는 기술과 현장 사진, BIM을 결합해 시공 현황을 분석하는 AI 기술 등을 소개했다.
라파엘 색스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는 “AI는 단순한 PM 효율화 도구를 넘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창조적 파괴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색스 교수는 디지털 트윈 기반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원격으로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 모델이 향후 PM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제시됐다. 주제발표 이후 열린 패널토론에서는 AI 시대 PM의 역할 변화, 사내 데이터 자산화, 산업계 데이터 표준화, AI 도입 성과 측정, AI 기반 의사결정의 법적 책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안창범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데이터 생성 단계부터 후속 조직과 다른 부서의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설계 단계부터 원본 BIM 모델 데이터와 가치 있는 정보가 후속 공정으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데이터 대부분이 협력업체의 출역 인원, 작업 시간, 투입 비용 등에서 나오는 만큼 협력업체까지 AI 플랫폼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근형 포스코이앤씨 R&D센터 상무는 현장 데이터가 한글, 엑셀, PDF 등 비정형 형태로 흩어져 있고 현장별 양식도 제각각인 점을 한계로 꼽았다. 이 상무는 “사내 공통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이를 각 이해관계자의 요구 양식으로 자동 변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글로벌도 AI 기반 PM 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영 한미글로벌 AX실장은 “강력한 데이터 구조와 거버넌스를 갖추지 못한 채 AI 모델만 가져다 쓰는 PM 기업은 기술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이라며 “인간의 전문성과 강력한 구조화 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한 ‘AI 네이티브 PM 기업’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글로벌은 이날 독일 뮌헨 공대 건설AI센터,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국립건축연구원과 각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 기관과 AI 기반 건설사업관리 혁신을 위한 공동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국내외 기술 동향 조사, 글로벌 PM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수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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