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100일, 1100여 하청노조가 교섭요구…90%가 사용자성 인정
머니투데이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약 100여일 동안 1161개 하청 노동조합에서 439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위원회 판정 10건 중 9건은 하청 노조가 원청에 대해 교섭이 가능한 것으로 봤다.
정부는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 안착하는 단계라고 평가했지만 경영계에서는 한쪽에 쏠린 판결로 불확실성이 오히려 늘었다고 호소한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지난 19일까지 원청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한 하청 노조는 총 1161개로 집계됐다. 해당 노조에 속한 조합원은 약 16만4000명이다.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은 총 439개소다. 개정 노조법 시행 첫 달(3월10~31일)에는 교섭요구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며 363개 원청 사업장이 교섭요구를 받았다. 이후 4월에는 42개소, 5월에는 23개소가 추가되면서 교섭요구 건수는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1개 원청 사업장당 교섭요구는 평균 2.6건(평균 조합원 수 375명) 수준이다.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 중 민간부문이 249개소(56.7%), 공공부문이 190개소(43.3%)였다. 교섭을 요구한 노조 상급단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47%,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43.6%, 미가맹 9.4%였다.
439개 원청 사업장 중 42곳은 노동위원회 판단을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교섭절차에 착수했다.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와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여부 등을 판단한다.
사용자성 등에 관한 노동위 절차가 진행된 원청은 141곳이며 이 중 노동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원청은 103개소다. 10곳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용자성 여부가 판가름 난 사업장 113곳을 기준으로 하면 91.2%에 대해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한 셈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결정서가 송달된 원청 사업장은 71곳이며 이 중 54곳은 노동위 판단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교섭을 진행 중인 42곳을 포함하면 총 96곳에서 교섭절차가 진행 중이다.
교섭절차가 진행 중인 96곳 중 51곳은 창구단일화를 마치고 교섭 의제·일정 등을 협의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곳은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원청 256곳은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이후 별도의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선행 노동위원회 판단이나 노정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는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이라며 "교섭이 지연되거나 제도가 작동되지 않는 사례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동위는 29개 원청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했으며 이 중 12곳에서 교섭단위 분리가 이뤄졌다. 개정 노조법에 따르면 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갈등 가능성 등에 따라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 정부는 돌봄 등 교섭요구가 많은 직종을 중심으로 노동자의 처우개선 방안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노정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노동부는 "법 시행 이후 약 100일이 지나면서 원·하청 교섭을 위한 교섭 절차 경험과 노동위원회 판단이 현장에서 점차 축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영계를 중심으로 현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노동위 판단 대부분이 노조측에 유리한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과도한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개정 노조법이 시행될 당시부터 사용자성 판단에 쏠림이 발생할 것이란 건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라며 "사용자성 판단은 교섭절차의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교섭 의제 설정, 교섭 과정에서 혼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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