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사원 독립적 지위 침해 없어야…파벌 해체하겠다”
한겨레
김호철 감사원장이 “대통령 소속이란 이유로 (감사원이) 정치적 영향을 받는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직무수행과 관련한 독립적 지위를 침해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호철 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에서 취임 뒤 첫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을 개헌을 통해 국회 산하로 옮기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원장은 “대통령과 감사원은 독립된 지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진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원장은 “헌법 개정은 국회가 논의할 사항이기 때문에, 실제 논의가 이뤄진다면 그 과정에서 감사원도 의견 수렴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권 입맛에 따른 편파 감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감사원이 대통령 영향을 받지 않고,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원 소속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 개헌’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다.
김 감사원장은 또,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시절 불거진 ‘타이거파’ 등 내부 파벌 문제에 대해 “인사·감찰권 남용이 있었고, 파벌과 특혜로 연결됐다고 부인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벌은 해체돼야 하고, 파벌로 인한 특혜는 거둬들여야 한다”며 “(파벌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형평성 있게 구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고, (파벌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일조차 없을 정도로 인사를 엄정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현재 종합특검이 수사중인 윤 전 대통령 관저 이전에 대한 조작 감사 의혹에 대해 “개연성 있는 사실이 (수사에서) 확인된다면 원장인 저로서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감사원이 관저 감사 진행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21그램이 공사 전반을 담당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감사보고서엔 이를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감사원이 자체 운영쇄신 티에프(TF)를 만들어 관저 감사 과정을 조사했던 점은 언급하며, “(유병호) 전 사무총장이 21그램에 대해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지시한 정황은 파악했는데, 저항이 심해 명확한 사실관계 확정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운영쇄신 티에프는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관저 감사보고서에 조작이 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후속 조처로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조작 감사’ 과정도 다시 감찰하고 있다. 김 원장은 “감사 과정에서 공직자를 불러 과도하게 문답조사를 하는 등 인권침해도 있던 게 사실”이라며 “결과에 따라 책임질 건 책임지고, 제도적 보완책 또는 내부 인사 조치 등을 책임 있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종전 감사에서 발견된 인권침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과도한 디지털포렌식과 야간 문답조사를 금지하고, 감사 절차 준수 특별점검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도 발표했다. 김 원장은 “내부 감찰 기능을 고도화하고, (감사 대상자를) 수사요청하는 것도 먼저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화했다”고 말했다. 또 정치·표적 감사를 막기 위해 사전에 세운 연간감사계획과 다른 새로운 감사를 착수하려면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기로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조회 0·스크랩 0·공유 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