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2∼3명 포지션 바꿔 남아공 ‘허’ 찌른다
한겨레
2026 북중미 월드컵 토너먼트로 가는 마지막 한판. 지면 벼랑 끝 수싸움을 또 따져야 하고, 비기기만 해도 32강이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반드시 이기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경기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른다. 1승1패의 한국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른다. 반대로 이 경기에서 지고 같은 조 체코가 멕시코를 꺾으면, 조 4위로 밀려나 대회를 마감한다. 한국과 남아공이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승리한 것은 2006 독일 월드컵 때 토고전(2-1)이 유일하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남아공은 까다로운 상대이기 때문에 만약 비겨도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면, 반대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꼭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했다. 한국이 이기면,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두고 다음 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원정 월드컵 첫 ‘조별리그 2승’이기도 하다.
운명의 3차전은 선제골 싸움으로 흘러갈 듯하다. 반드시 이겨야만 32강을 꿈꿀 수 있는 남아공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먼저 득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에 홍 감독은 과감한 전술적 변화를 예고했다. 1·2차전 선발 명단에서 윙백 이태석을 김문환으로 교체하는 것 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던 홍 감독은 “내일 경기에는 두세 포지션 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장 큰 관심은 손흥민의 포지션이다. 1·2차전에서 최전방 ‘원톱’을 맡았던 손흥민이 왼쪽 윙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1차전에서 골을 넣은 오현규나 2차전에서 좋은 헤더를 보여준 조규성이 원톱을 맡는다. 그간 왼쪽 윙을 맡았던 이재성은 황인범의 파트너로 중원을 책임질 전망이다. 왼쪽 윙백으로는 이태석이 다시 나오거나, 공격력이 좋은 옌스 카스트로프가 첫 출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남아공의 날카로운 뒷공간 침투를 막아야 할 수비진도 전열을 가다듬었다. 스리백의 중심이자 팀의 리더로 자리 잡은 김민재는 “남아공 선수들은 개인 기술이 좋고 속도가 뛰어나다. 수비수들끼리 그 부분에 대해 잘 준비하자고 얘기했다”며 “앞선 두 경기처럼만 해준다면 남아공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독한 ‘불볕더위’는 변수다. 경기 시간인 저녁 7~9시(현지시각)에도 이곳의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돈다. 낮 최고기온은 37도에 달하고, 습도도 70%다. 홍 감독은 “현지 기후에 100% 적응은 쉽지 않겠지만, 고지대 적응과 함께 높은 온도에 대한 대비도 해왔다.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기 당일 붉은악마 원정대와 현지 교민 등 약 2천명의 한국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속 작은 한국’이라 알려진 몬테레이와 인접 도시에는 3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교민 수는 무려 5천여명에 이른다. 아울러 체코와의 1차전 때처럼 멕시코 현지 팬들의 뜨거운 지원사격도 예상된다.
몬테레이/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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