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보여줘야 산다"…녹색채권 다음 과제는 'MRV' [녹색채권의 빈틈]
이투데이
자금 배분 확인엔 강하지만 환경성과 검증엔 약한 구조
전문가들 "사업 특성 맞는 KPI·달성률 공시가 핵심"
전문가들 "사업 특성 맞는 KPI·달성률 공시가 핵심"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녹색채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조달 자금의 집행 여부뿐 아니라 실제 환경 개선 효과를 측정·보고·검증하는 ‘MRV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사후보고 체계는 자금이 적격 프로젝트에 배분됐는지 확인할 순 있지만, 실제 환경성과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비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24일 전문가들은 녹색채권 사후보고에서 사업 유형별 성과지표와 실제 달성률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석 연세대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핵심 지표의 다변화와 구체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원순환 사업이라면 폐플라스틱 처리량·재생원료 생산량·신재 플라스틱 대체량 등을, 토양·지하수 정화 사업이라면 정화 토양량·오염물질 농도 감소율·법정 환경기준 충족 여부 등을 핵심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 교수는 "앞으로는 자금이 녹색사업에 투입됐는지를 확인하는 사후 확인을 넘어, 실제 환경성과를 정밀하게 측정·보고·검증하는 MRV 체계 강화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과 시장 환경 조성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사후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고 투자를 판단하기보다, 단순히 ‘녹색 라벨’이 붙어 있으면 포트폴리오에 담는 구조"라며 "실제 환경성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권이 일반 녹색 투자와 동일하게 취급된다면 심각한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발행사의 공시 내실화도 중요하지만, 투자자가 환경성과를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에 반영하는 구조 정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역시 ‘토큰증권을 통한 녹색채권 발행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발행자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 그리고 그린워싱 우려를 국내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의 최대 제약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발행 규모가 수조원 규모로 커질수록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 교수는 "투자자들이 낮은 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녹색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한 환경적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환경성과를 객관적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녹색채권과 일반채권을 구별할 근거가 사라지며, 이는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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