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에 '하나만 걸려라'식의 특허분쟁 시달리는 삼전닉스
머니투데이
미국계 NPE가 또 SK하이닉스에 특허침해 주장...메모리 시장 커지면서 특허 분쟁도 늘어
글로벌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미국 내 NPE(특허관리전문회사)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기대할 수 있는 배상금과 합의금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법률 리스크와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미국계 NPE 모노리식3D의 신청을 받아들여 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특허침해조사를 개시한다고 공고했다. 모노리식3D는 지난달 SK하이닉스가 3D 낸드 플래시와 HBM(고대역폭메모리), 해당 칩을 포함하고 있는 메모리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USITC에 문제를 제기했다.
NPE는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술을 사업화하지 않고 특허 라이선스와 소송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모노리식3D는 키옥시아와 샌디스크 등을 상대로도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모노리식3D는 SK하이닉스가 관세법 제337조를 위반했다며 관련 제품의 한정적 수입 배제 명령, 영업 중지 및 금지 명령 등을 요청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수입·판매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규제하는 조항이다.
모노리식3D의 SK하이닉스를 향한 특허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USITC에 SK하이닉스의 특허침해 여부 조사를 요청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도 2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모노리식3D는 HBM 등에 사용되는 3D 적층 메모리 기술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제기한 특허 침해 사건은 소송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3D 낸드와 HBM 등 칩 자체의 특허침해를 주장했다면, 이번에는 해당 칩이 탑재된 메모리 제품 전반으로 대상을 넓혔다. 사실상 칩부터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메모리 모듈 등 완제품군까지 특허 분쟁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HBM과 D램(DDR5)를 둘러싼 특허 분쟁에 휘말렸다. 넷리스트는 지난 17일 USITC와 텍사스동부지방법원에 특허침해 법적절차를 시작했다. 신규 ITC 제소에는 구글,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도 대상에 올랐다. 넷리스트는 2023년 4월과 2024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총 4억2115만 달러의 배심원 배상 평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넷리스트는 2021년 SK하이닉스와도 4000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체결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매출 증가는 NPE들의 주요 표적이 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메모리 시장 확대에 따라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손해배상 규모 역시 커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 IP 전문 미디어·리서치 기관 IAM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된 D램 관련 특허소송은 전년 대비 119%, 낸드 관련 분쟁은 56% 증가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내에서 특허침해소송에 휘말릴 경우 이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활용되는 특허무효심판의 개시 요건이 엄격해 지면서 국내 기업이 소송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NPE들이 '하나만 걸려라'라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특허분쟁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법률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게 되고, 결국 소송 부담 때문에 합의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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