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산업부, 산업단지 노동환경 첫 노정 협의…“노동자 참여 확대 요구”
한겨레
민주노총과 산업통상부가 산업단지 노동환경 개선을 의제로 첫 노정 협의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산업부와 현장 간담회를 열고 노동친화적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필요한 의제를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산업단지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와 민주노총이 ‘산업단지 노동환경’을 주제로 마련한 첫 공식 협의 자리다. 민주노총에선 금속노조·화섬식품노조를 포함해 지역본부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서 산업단지별 환경 개선과 노동안전 강화 방안을 전달했다. 또 실효성 있는 논의를 위해 산업부, 고용노동부가 함께 참여하는 노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341곳에서 운영 중인 산업단지에 약 238만명(지난해 6월 기준)의 노동자가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책에서 노동자의 참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5∼8월, 전국 14개 산업단지 노동자 15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산업단지 관리 주체를 모른다’, ‘산업단지 기본계획을 모른다’는 응답이 각각 79.5%, 89.7%로 나타나 정책접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10명 중 6명(59.3%)은 일자리 및 환경 전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 환경 만족도 역시 4점 만점에 2.5점 미만으로 낮았다. 민주노총은 “현재 산업단지 정책에서 노동자가 소외돼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노동자의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이후 노동존중·노동친화적 산업단지 전환을 위한 국회 토론회’의 후속 성격도 띤다. 토론회에서는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공간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활공간으로 보고, 노동자가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매년 2천억∼5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산업단지 지원에 투입되고 있는데도 이를 활용한 경험은 62.5% 수준에 그친다”라며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기획과 집행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공급자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쉴 권리, 건강권, 이동권 등도 산업단지의 공공의제로 다뤄야 한다”며 “노동존중 산업단지가 마련돼야 일자리의 질과 구직 의지가 높아지고 이는 지역경제 회복 및 지역소멸 대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정부도 이 자리에서 대체로 공감하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부는 “노동 분야를 고려하는 정책을 확대하고자 노력해왔다”며 “현장 체감 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별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산업단지별 운영위원회에 노동자가 참여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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