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셈법에 발표 전부터 잡음…'호남 반도체' 논란만 키운 與野
머니투데이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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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쟁력 제고와 지역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잡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보수진영에서 '왜 호남인지'를 놓고 정부여당 내 권력투쟁과 지역감정을 소환하며 논란을 키웠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직접 여기에 대응하며 경제개발계획이 정치적인 문제로만 비치게 됐다는 지적이다.
28일 정치권 및 재계 등에 따르면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은 이달 초부터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4일 호남을 중심에 둔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현재 조성 중인 경기 용인의 클러스터와 별개로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라고 인정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19일과 25일 양사 총수와 비공개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태클을 걸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반도체 줄 테니 정청래 떨어뜨려 달라는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투쟁과 이 사안을 엮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명청(이 대통령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대전 총알로 쓰기 위함이라는 속셈이 다 드러났다. 국민들 입장에서 밥그릇 싸움일 뿐인 명청대전 이기려고 대한민국 미래인 반도체를 망치면 안 된다"며 정치적으로 해석했다.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앞둔 민주당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선을 바라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 표심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를 유치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같은 날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명백한 역차별"이라며 지역감정을 소환했다. 영남 역차별 주장은 이번 투자 계획의 구상 단계에서 영남권 일부 지역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첫 단추로 평가되는 정부의 지난해 12월 구상안에는 광주·부산·구미(경북) 등지에 주요 반도체 생산 기능을 분산하는 방안이 담긴 바 있다. 그러다 제조 기반이 탄탄한 영남권에는 피지컬 AI(인공지능)를 집중하고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권에 반도체를 집중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호남이 부적합하다는 주장은 여당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의 반도체 구상이 나온 직후 당시 전북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낸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용인에 지어지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민주당 전북도당 중심의 이전을 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경기 남부권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호남 반도체 불가론'을 강조했는데 이때 나온 논거들과 현재의 반대 주장이 궤를 같이한다. 결과적으로 여당 내 논쟁이 빌미를 준 셈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반도체 클러스터는) 산전력·용수·송전망·협력사·인력 등이 동시에 맞아 떨어야 한다"고 하는 등 비슷한 주장이 확산했는데 이 역시 여당 내에서 제기됐던 내용들이다. 이정현 전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와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보수진영 인사들이 관련 내용을 반박하며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여러 의혹 제기와 반대 주장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논란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반도체 호남 입징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주고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일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생태계 조성은 국토 균형 발전, 뿌리 깊은 지방 차별, 영·호남 갈등 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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