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가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 차량용 반도체 가격 급등이란 3중고에 직면했다. 업계에선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 확대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단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 다각화와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등 '플랜B' 가동에 돌입했다.
30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승련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711만대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업계 영업이익은 1440억 위안으로 20% 감소했고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5년래 최저 수준인 3.4%까지 떨어졌다.
6월 들어서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6월 첫 3주 승용차 판매는 91만3000대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연간 누적 판매는 801만2000대로 20% 줄었다. 신규 자동차의 60% 이상이 전기차여서 승용차 통계는 곧 전기차 업계의 위기를 가리킨다.
추이둥수 승련회 비서장은 "생산자 물가 상승, 비철금속·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배터리 가격 급등 탓에 업계 수익성은 앞으로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는 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를 늘려왔지만 2026년 들어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맥킨지는 '2026 중국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서 업계 가격 인하 경쟁탓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기다리면 더 싸질 것'이란 심리가 확산돼 판촉 효과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가격 경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소비자는 16.5%인 반면 신기술과 상품성 향상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7%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소비자가 가격보다 기술을 중시하기 시작했단 것.
원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AI 서버 수요 증가로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3~6월 차량용 메모리 가격은 평균 180% 폭등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NIO)의 창업자인 리빈 최고경영자(CEO)는 "러다오(니오의 전기차 브랜드) 기준 차량 한 대 원가가 1만위안(227만원) 이상 올랐고 이를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만5000위안(약 340만원)의 인상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7월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새로운 국가표준 또한 제조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새 규정은 배터리 열폭주 이후 2시간 이상 화재나 폭발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도입했다. 물리적 전원 차단장치 등 안전장치도 의무화했다. 링파오자동차의 차오리 부사장은 "배터리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전력관리 등 전체 시스템을 새 기준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며 "준비 기간만 최소 반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가격 인하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창안자동차와 CATL이 설립하고 화웨이가 기술 협력하는 전기차 브랜드 아바타의 왕후이 회장은 "이익 없는 판매는 가짜 판매이며 가격 전쟁으로 얻은 시장점유율은 허상"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언급한다. 란투자동차의 루팡 회장은 "자동차 가격 인상이 높은 확률로 현실화될 것"이라며 "일부 저가 모델은 생산 중단이나 시장 퇴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디이차이징은 업계가 원가 절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공급사 다변화△자체 반도체 개발△국산 부품 확대△부품 표준화△생산공정 개선을 추진하기 시작했단 것. 특히 반도체 관련, 니오는 창신메모리와 공동으로 차량용 메모리 개발에 착수했다. 니오의 자체 개발 5nm 칩 '선지 NX9031'은 이미 25만 개 이상 차량에 탑재됐다. 리샹, 샤오펑은 자체 AI칩과 알고리즘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 링파오의 주장밍 CEO는 "장기적으로 업계는 공급망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오의 리빈 CEO는 "결국 공급망과 브랜드 가치,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이 자동차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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