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두고 전문가들은 단순 실무진의 실수가 아니라 기업 내부 검증 시스템과 브랜드 관리 체계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구조적 실패’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시대 들어 화제성과 속도를 우선하는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회적·역사적 맥락 검토보다 바이럴 효과와 성과 중심 문화가 앞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25일 유통·소비자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속도 우선 마케팅’과 ‘내부 검증 체계 부재’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빠른 온라인 반응과 화제성 확보에 치우치면서 소비자 정서와 역사적 상징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소비재 업계에서 마케팅 논란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은 ‘속도 우선’ 마케팅 문화와 감수성 검증 체계의 부재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감수성은 더욱 예민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등에 연연하다보니 마케팅적인 성과에만 집중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소비자 환경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과거에는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사안이 이제는 기업 윤리와 브랜드 철학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인식하고 기대하는 윤리적 기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러 있다”며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소비자 스스로 불매 운동에 나서는’것이 대응이 법적인 제재보다도 훨씬 더 효과적이고 강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케팅 시 정치적·역사적 부분들을 상당히 신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마케팅을 했다가 기업에 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매출과 성과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 온라인 비판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종 교수는 “단기 불매운동보다 더 무서운 것은 브랜드 자산의 장기 침식”이라며 “‘스타벅스=5·18 논란 기업’이라는 연상이 소비자 무의식에 각인되면 이를 지우는 데 수년이 걸린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브랜드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크다. 본지 자문위원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마케팅에서 감수성에 대한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작은 실수도 기업에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며”며 “모든 기업들이 윤리위원회나 브랜드관리위원회 등을 구축해 책임있는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외부 검증 시스템 구축과 소비자 의견 수렴 절차 강화를 언급했다. 이은희 교수는 “온라인 밈이나 커뮤니티 표현 등을 잘 아는 사람들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대외 콘텐츠를 사전 스크링해 한 번 더 검토한 뒤에 내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철 교수도 “마케팅을 시행하기 전 일부 소비자들에게 먼저 의견 수렴을 하는 절차를 구축해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며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문제를 사전에 거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