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협상 뒤흔들라…미, 호르무즈 공습에 이란, 무인기 격추로 맞서
한겨레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이 이란 남부 일부 지역을 공습하자, 이란도 미군 무인기 요격으로 맞섰다. 미국은 자위적 목적의 제한적인 공습이라며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종전 협상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은 “이란군이 가하는 위협으로부터 우리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공격 목표에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반다르아바스에 있는 지대공 미사일 기지와 기뢰를 설치하려던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함정 두척이 포함됐다. 미국 한 고위 관리는 이란 선박 두척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는 것이 포착되면서 공습이 이뤄졌다고 폭스뉴스에 전했다. 호킨스 대변인은 “미 중부사령부는 진행 중인 휴전 상황에서 자제를 유지하면서도 우리 병력을 계속 방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도 대응에 나섰다.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 보도를 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다음날인 26일 이란 영공에 진입한 미군 MQ-9 무인기 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RQ-4 무인기 1대와 침입한 F-35 전투기에 사격을 가해, 이들이 도주하여 이란 영공을 벗어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혁명수비대는 “미국 침략군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휴전을 위반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며, 상응 대응을 할 권리는 우리에게 정당하고 확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MQ-9 리퍼 무인기는 이란과의 전쟁 기간 동안 30대 가까이 격추·파괴된 바 있다. 이란 외교부도 성명을 내어 “이런 침략 행위를 휴전 협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이란은 어떠한 침략도 무대응으로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중 양국이 군사적 충돌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휴전 한달 만인 지난 7일에도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군 함정을 향해 발포했고, 미군은 이란의 소형 고속정 6척을 격침한 바 있다.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 현재 진행 중인 종전 협상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적대 행위 중단을 선언하고 향후 60일간 핵 협상을 벌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초안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격은 이란 협상단이 회담을 위해 카타르에 도착한 시점에 발생했고, 취약한 잠재적 합의를 무산시킬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사미르 푸리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전쟁학)는 알자지라에 “싸우면서 대화하는 것은 협상 과정에서 꽤 흔한 일이나, 양국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충돌은 상황을 매우 위태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날 워싱턴포스트는 양해각서에는 체결 즉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기뢰를 제거해 30일 내로 선박 통행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리는 절차를 밟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면 해협 개방이 늦어지고 조속한 유가 안정에 지장을 받을 수 있어 미국으로선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휴전 약속을 이행하고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며 조속한 평화 회복을 도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곽진산 김지훈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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