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일인 12일(이하 한국시각) 홍명보호가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른다. 조별리그 통과는 물론 토너먼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기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날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경기장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월드컵 개막일에 경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전을 하루 앞둔 11일, 대표팀은 경기장 인근 베이스캠프에서 마지막 훈련을 했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장 가운데 둥글게 모인 선수들을 향해 약 4분간 강한 어조로 최종 연설을 했다. 곧이어 선수들은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몸을 풀었다. 선수들 움직임에선 비장함은 물론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훈련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승리를 향한 대표팀의 굳은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은 괜찮다. 모든 준비는 오늘로써 이제 끝났다. 내부적으로는 (1차전 승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데 대표팀은 소홀함이 없었다. 그동안 함께 준비해왔던 시간들이 내일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 손흥민 역시 “꿈꿔왔던 월드컵에서 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선수들도 정말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훈련을 했다. 제가 오히려 선수들을 진정시켜야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준비했다”며 “월드컵은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하다. 내일 저희가 가진 것 이상으로 잘 해내겠다. 팀과 함께 저만의 방식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 사람의 비장한 출사표에서 엿볼 수 있듯, 1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체코전에서 승리하면 32강 진출의 5부 능선을 넘게 되지만, 비기거나 지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부담을 떠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9일 2차전 상대가 고지대 안방 이점을 지닌 개최국 멕시코라는 점에서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
역대 한국의 월드컵 도전 역사를 돌아봐도, 조별리그 첫 경기를 패한 뒤 토너먼트(16강)에 진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다만 이번 대회부터는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조 3위를 하더라도 32강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동 거리가 긴 미국 보스턴이나 시애틀로 가야 하는데다, E조 또는 G조 1위 팀과 맞붙어야 하는 가시밭길이 기다린다. 결국 안정적인 조 2위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홍명보호에 이번 1차전은 대회 성패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두차례 평가전에서 3-4-2-1 전형을 선택한 홍명보 감독이 1차전에 어떤 선발 명단을 꾸릴지도 관심사다. 수비수 김태현이 전날 비공개 훈련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조별리그 세 경기 모두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인 터라 이 자리를 이기혁이 깜짝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격의 핵심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 또는 왼쪽 윙어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고, 이강인 역시 선발이 유력하다. 허리를 책임질 중원에는 공수 밸런스와 경기 조율 능력이 검증된 황인범과 이재성 조합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좌우 윙백은 옌스 카스트로프와 설영우가, 최후방은 김민재가 든든히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 장갑을 누가 낄지, 김승규와 조현우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홍명보 감독은 “제 머릿속에는 (체코전에 나설) 11명이 깨끗하게 정해졌다”고 확신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꼭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손흥민의 말처럼, 이제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할 시간이 다가왔다.
사포판/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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