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 “이란 재건 위한 거액 기금 조성 포함될 것…이행 실적과 연계”
한겨레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후속 협상의 틀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기금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고위 당국자가 확인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재건 투자 지원은 모두 이란의 핵 프로그램 검증과 테러 지원 중단 등 구체적인 이행 실적에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전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 경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동결자금 접근을 허용하며, 이란 재건을 위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재건을 위한 기금 규모와 관련해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펀드”를 언급하면서도, 이는 이란이 스스로를 “투자 가능한 나라”로 만들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회의에 나왔다고 돈을 주는 방식은 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해협을 열었다고 곧바로 대가를 지급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테러를 지원하지 않으며, 뒤로 딴짓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검증 가능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보상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 당국자는 “우리는 동결자금을 풀고 제재를 완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모든 것은 검증 가능한 이정표에 묶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단계에서는 이란이 작은 조처를 하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작은 제스처”를 할 수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자금 해제와 제재 완화는 핵심 의무 이행이 확인된 뒤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결자금이 이미 풀렸다는 일부 보도는 부인했다. 미 당국자는 이란에 이미 250억달러(약 37조원) 안팎의 자금이 제공됐다는 주장에 대해 “답은 0달러”라며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현재까지 이란에 풀어준 동결자금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이란 강경파가 국내 여론이나 동맹 세력을 의식해 자금 해제설을 흘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제재와 봉쇄로 자금을 얻지 못해 핵무기 프로그램과 방위산업 기반을 재건하지 못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검증 가능한 조치를 통해 세계 경제에 편입되는 길이라는 것이다. 미 당국자는 “이란이 정상국가처럼 행동할 의지가 있다면, 미국도 이란을 정상국가처럼 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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