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20종으로 확대 추진…약사 반대 넘을까
SBS Biz

[2020년 편의점에서 판매된 상비약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오랫동안 13종 이하로 묶여 있었던 편의점 판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추진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편의점에서 파는 상비약 품목을 기존 11개에서 최대 20개로 늘리고 약국이 없는 지역 등을 고려해 판매점도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입니다.
편의점 상비약 판매 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밤늦은 시간에 의약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11월 시행됐습니다.
대상은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환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약사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편의성 등을 고려해 20개 품목 이내에서 편의점 상비약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의약품은 모두 13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타이레놀정 500㎎'을 포함한 해열 진통제 5종, '베아제정'과 '훼스탈골드정' 등 소화제 4종, '판콜에이 내복액'과 '판피린티정' 등 감기약 2종, '제일쿨파프'와 '신신파스 아렉스' 등 파스 2종입니다.
다만 해열 진통제 중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은 생산이 중단돼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은 11종입니다.
편의점 상비약은 대부분 하루 복용치만 담겨 있습니다. 일부는 약국에서 파는 의약품과 성분이 다소 다릅니다.
편의점 상비약 확대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지사제, 위산 작용을 줄여주는 제산제를 편의점 상비약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가 궐기대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의가 공전했고,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조정을 다시 추진하려는 데에는 13종 중 2종이 이미 단종됐다는 현실과 제도에 효용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 사회는 지금도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을 늘리기 전에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현행 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약사회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려면 약사도 매년 교육받아야 하는데,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팔 때는 교육이 한 번뿐이고 대상도 대부분 점주에 한정된다"며 교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타이레놀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편의점에서 파는 의약품 종수가 증가하면 의약품 오남용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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