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 총리에 ‘선거 개입’ 메시지로 우회 압박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취지의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직접 공유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며 줄곧 이란과의 협상에 부담을 주자, ‘선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네타냐후 재선의 불안정한 카드를 트럼프가 쥐고 있다’는 제목의 미 온라인 매체 ‘저스트 더 뉴스’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 간에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위반할 경우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총선에서) 누가 출마하는지 봐야 한다. 네타냐후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좀 더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말한 점을 인용하며, “네타냐후의 취약성이 드러날 경우 트럼프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거나, 중립을 유지하거나, 자신의 우선순위에 더 부합하는 다른 인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유가 안정을 핵심으로 보고 있는 이번 미-이란 합의를 (네타냐후 총리가) 지속해서 거부하거나 방해하려는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을 좌절시키고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 철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이란 협상 과정에서 레바논을 공습한 네타냐후 총리에 전화를 걸어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욕설을 섞어 호통치면서 부패 혐의로 재판받는 네타냐후 총리를 자신이 정치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기사를 공유한 것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공습해 협상을 방해하는 행보를 제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후에도 레바논 공습을 이어갔고, 결국 이란은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20일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공습했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 엔엔에이(NNA)는 이스라엘의 전투기와 드론이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을 공격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와 체결한 휴전 협정이 발효된 지 하루 만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포탄 50여발에 대한 방어적 성격의 대응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군이 정치 지도부로부터 휴전 지침을 새로 받았고 선제공격이 아니라 안보 구역이라 부르는 지역 내에서 방어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전의 위반 주체가 자신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헤즈볼라는 먼저 이스라엘군이 침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전날 밤 레바논 남부 일부 지역에 침투를 시도했다며 “이스라엘이 영토를 점령하거나 그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3월2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05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 쪽에서도 최소 32명의 군인과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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