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CI의 ESG 평가 결과는 IPO 하루 전인 11일 나왔다. 결과는 ‘CCC’로 최저 등급이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MSCI로부터 받았던 ESG 정부 평가 등급과도 같다. MSCI는 “스페이스X가 높은 ESG 위험 노출과 위험 관리 실패로 인해 업계 평균에 뒤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에도 나아진 건 없었다. 주가는 며칠간 급등했지만, MSCI의 ‘논란’ 평가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1점을 받아 주황색 경보를 받았다. 주황색 경보는 기업이 하나 이상의 현재 진행 중인 ‘매우 심각한’ 논란에 간접적으로 연루됐거나 하나 이상의 현재 진행 중인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판단될 때 부여된다.
0점을 받으면 적색경보를 받게 되는데, 이는 하나 이상의 현재 진행 중인 ‘매우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판단될 때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이 2022년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의 강제 노동 의혹으로 받았던 게 대표 사례다.
프랑스 에드헥 경영대학원 기후연구소의 프레데릭 뒤쿠롱비에르 프로그램 디렉터는 “IPO 서류와 공개 정보를 고려하면 부실한 논란 평가와 매우 취약한 지배구조 평가, 낮은 ESG 종합등급은 누구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상장사 투자자 입장에서 거의 지배구조 호러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뢰할 만한 ESG 데이터 제공 업체나 자체 심사하는 펀드라면 스페이스X의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17조달러(약 2경6061조원) 넘는 자산이 추종하는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지수 사업자 중 하나인 MSCI는 상장사의 지속가능성과 지배구조, 기후 관련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MSCI의 ESG 중심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자산만 약 1조2700억달러에 달한다. 앞서 MSCI는 스페이스X를 주요 지수에 편입하고자 패스트트랙을 적용했다. 경쟁사인 FTSE러셀과 나스닥도 최근 초대형 IPO 기업의 조기 편입을 허용하는 규정을 도입해 스페이스X의 지수 편입 시기를 앞당겼다. 반면 S&P다우존스는 편입 일정을 바꾸지 않았고 아직 스페이스X를 지수에 편입하지 않고 있다.
주요 지수 업체들이 ESG 평가를 놓고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테슬라는 인종차별 의혹과 저탄소 전략 관련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S&P500 ESG지수 제외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머스크는 ESG를 “가짜 사회정의 전사들에 의해 무기화된 사기”라고 비난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경우 IPO를 신청한 후 줄곧 의결권 제한과 차등의결권 구조, 내부자 중심의 지배력 집중, 잠재적 이해 상충, 이사회 독립성 부족, 보수 감독 체계 미흡 등 여러 지적을 받아온 터라 향후 투자 활동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유럽 자산운용업계에선 스페이스X가 유럽의 핵심 지속가능성 공시 규정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만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6조5000억 유로(약 1경1425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펀드들의 스페이스X 투자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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