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욱 “투표지 부족, 선거 신뢰 붕괴…민주주의 위기 불러”
한겨레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켜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겨레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6·3 지방선거 평가 긴급 심포지엄―6·3 지방선거가 남긴 한국 사회의 균열과 질문’에서 발제자로 나선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면서 “선거의 공정성과 결과 정당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권력 행사에 대한 시민의 순응과 거버넌스도 흔들린다”며 “문제의 핵심은 ‘몇표, 몇명’이 아니라 국가가 중요한 일을 책임 있게 수행한다는 믿음에 금이 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스스로) 변하든지, 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압승해 국민의힘 안에서 ‘우리는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혁신 세력이 힘을 받거나 둘 중 하나는 돼야 했지만 둘 다 안 됐다”며 “계엄과 탄핵 이후에도 유권자 지형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선관위 사태 이후 비정상 정치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12·3 비상계엄의 성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관위 사태는 내란을 미화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재활성화해 헌정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석열이 옳았다” “이제야 계몽되었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며 “‘선관위 사태’가 계엄 정당화 선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여야 토론자로 나선 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양당이 모두 선거에서 실패했다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기대 정당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박정하 의원은 “민심을 외면한 지도부의 폐쇄적 리더십이 패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발제자로 나선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제발 유권자에게 선택지가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큰 두 당이 지방 정치의 뿌리를 말리고 있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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