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라스라판 가스 단지 폭발사고…13명 사망, 66명 부상
한겨레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허브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큰 폭발 사고가 발생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알자지라 방송과 에이피(AP) 통신은 21일 밤 늦게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내부 사고 폭발이 일어나 13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6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비극적인 소식을 전하게 됐다. 인도 및 파키스탄 국적의 근로자 1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며 “66명이 다쳐 의료 조치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애초 소수의 인원만 다쳤다고 밝혔지만, 이후 훨씬 더 늘어난 사상자 수치를 발표했다.
알 카비 장관은 사고 원인에 대해 “단순한 사고일 뿐, 파괴 공작이나 적대적 성격을 띤 행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폭발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라스라판 천연액화가스 처리 터미널에서 발생한 ‘기술적 오작동’으로 일어났다고 카타르 당국은 밝혔다. 카타르 내무부는 성명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나, 대중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가스 누출은 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타르 당국은 작업자들이 단지 내 바르반 가스공장을 재가동하려다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라스라판 단지는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잇딴 공격을 받아 몇주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카타르에너지는 기존 계약 이행을 할 수 없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공급 부족 충격을 줬다. 세계 3위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는 이란 전쟁으로 자국 천연가스 수출 역량의 17%가 감소했고 파괴된 시설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사고도 전쟁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던 공장을 재가동하려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발로 생산 차질이 더해질 경우, 이미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으로 제약을 받고 있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 부담을 더할 수도 있다. 다만 카타르 쪽의 불가항력 선언 이후 한국으로 들어오던 천연액화가스 물량은 끊긴 상태로 알려져, 이번 사고가 당장 국내 에너지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인 페르시아만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한 뒤 세계로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 단지이다. 액화천연가스에 관련된 다양한 시설들이 모여있다. 사고가 일어난 바르잔 공장은 하루 약 14억표준입방피트(SCF)에 달하는 판매용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라스라판 단지는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생산량의 90%가 아시아 시장으로 간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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