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에 주문 쌓이는 전선업계…수주잔고 12조원 넘었다
머니투데이
LS·대한·가온전선, 1년 사이 수주잔고 3조원 이상 증가...AI데이터센터, 새로운 성장 동력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국내 전선업계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 잔고를 쌓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가 본격화하는 데다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초고압케이블과 버스덕트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주요 전선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LS전선, 대한전선, 가온전선의 수주잔고 총액은 11조618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3% 증가했다. 여기에 일진전기의 전력선 부문 수주까지 포함하면 주요 전선업체의 수주잔고는 12조4000억원을 웃돈다.
LS전선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국내외 종속기업 제외)는 7조526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740억원(8.3%) 증가했다.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도 3조8273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가온전선 등 3개사의 수주잔고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선업계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수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송배전 인프라는 대부분 1950~1960년대에 구축됐다. 송배전 인프라의 통상적인 교체 주기가 30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전력망 교체 수요는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압 케이블 등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전선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가온전선의 미국 법인인 LSCUS는 미국 빅테크 AI 데이터센터에 2030년까지 4조원 규모의 버스덕트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버스덕트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핵심 설비다. 가온전선은 기존 계약을 포함해 버스덕트 분야에서만 5조원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해당 계약은 공급 기간과 제품 종류를 사전에 정한 뒤 고객사가 프로젝트를 확정할 때마다 개별 발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액이 확정 수주잔고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수주의 가시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온전선은 올해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350억원 규모의 송전용 케이블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수주가 늘면서 업계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온전선 미국 생산법인 LSCUS는 약 760억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용 송전 케이블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1차 생산라인, 내년 4월 2차 생산라인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1차 증설 물량은 이미 대부분 예약된 상태다.
대한전선은 지난 3월 베트남에 400킬로볼트(kV)급 초고압 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대한전선의 첫 해외 초고압 케이블 생산기지다. 또 지난 1월에는 최대 640kV급 육상·해저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2개 회선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HVDC 테스트센터를 준공하며 초고압 케이블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압케이블은 일반 케이블보다 수익성도 높은 편으로 현재 공장을 풀가동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구리 가격이 상승한 것도 전선업체 실적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선업계는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가격 연동 계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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