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상업적 성격의 홍보·마케팅 비용을 사회공헌 비용에 포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들의 사회공헌 관련 비용을 들여다보는 가운데 사회공헌 중 마케팅 목적의 금액 분류가 타당한지에 대해 검토할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각사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공헌 투자 금액 중 마케팅성 후원인 '상업적 이니셔티브'를 별도 항목으로 공시하는 곳과, 자체 측정 체계를 내세워 아예 구분 없이 총액으로만 보고하는 곳이 혼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우리금융, 3년간 상업적 이니셔티브 700억원 이상 사용
신한·우리금융그룹은 글로벌 사회공헌 측정 프레임워크인 B4SI(구 런던벤치마킹그룹)의 3분류 기준을 채택했다.
B4SI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자선적 기부, 지역사회 투자, 상업적 이니셔티브로 나눠 투명하게 집계하도록 권고한다. 상업적 이니셔티브란 브랜드 홍보나 기업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으로, 비영리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즉, 기업의 홍보가 지역사회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됐을 때 분류되는 지점이다.
우리금융그룹은 2025년 총 사회공헌 3655억원 중 마케팅·홍보 성격이 포함된 상업적 이니셔티브에 232억원을 지출했다. 우리금융의 상업적 이니셔티브 지출은 최근 3년간 240억원대 안팎(2023년 243억원→2024년 249억원→2025년 232억원)으로, 누적 약 700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그룹의 2024년 기준 상업적 이니셔티브는 130억원으로, 2022년 430억원, 2023년 150억원 등 3년간 700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2024년 총 사회공헌 투자 3410억원 중 순수 자선 기부는 2720억원이었으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지역사회 투자에 560억원을 집행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2년까지는 대학 출연금 등 일부 항목이 포함되었는데 2023년 금감원의 은행권 사회공헌비용 산정기준 점검 및 제도 개선 과정에서 영업활동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 항목은 사회공헌비용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업계 논의가 이뤄졌다”며 “신한금융도 해당 기준을 반영해 대학 출연금 등 영업목적과 연계성이 있는 항목을 제외해 공시 금액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KB·하나금융, 마케팅성 후원 구분없이 사회공헌 포함시켜
반면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B4SI 분류 체계를 도입하지 않아 마케팅성 후원 금액이 공시 어디에도 명시되지 않는다.
KB금융그룹은 2024년 사회공헌 투자 총액으로 4대 금융 중 가장 많은 7263억원을 공시했다. 이 수치에는 은행권 공동 민생금융 방안에 따른 소상공인 이자 캐시백 2883억원이 포함돼 있다. 정책금융에 따라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포용금융 금액을 사회공헌으로 합산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24년 총 ESG 임팩트 성과 5조5359억원 중 사회공헌 총 투자금액은 2945억원으로,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비용 258억원 등이 일반 공익 영역과 혼재돼 있어 상업성 지출 규모를 외부에서 가늠하기 어렵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관련 공시 가이드라인과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작성하고 있으며, LBG 기준상 상업적 이니셔티브 항목을 별도로 구분해 공시하지는 않지만, 관련 활동 자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홍보성 비용 '사회공헌 둔갑' 들여다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사가 집행한 공익 광고나 행사 비용 중 실질적으로 마케팅 성격이 짙은 항목이 사회공헌 비용으로 분류되는 사례를 살피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에 총 2조1560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대비 13.9%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금융 공공성 강화'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포용금융추진단'을 통해 금융기관의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회공헌에서 두루뭉술한 분류 기준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 등을 포함해 여러 차례 지적이 있어왔다"며 "상업활동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금액이 공헌활동에 포함된 점을 명확히 분류하도록 개선해야 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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