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결제주기 단축하라는데…당일 '사팔' 후 출금 안 된다? [취재여담]
SBS Biz

주식 매매대금은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 입금돼 출금이 가능합니다. 다만 '당일 현금으로 사고판 대금'의 원금은 즉시 돌려줘 그날 바로 출금되는 증권사가 다수인데요. 당일 바로 출금이 되지 않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왜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는 걸까요.
오늘(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상위 증권사 가운데 6곳은 당일 거래 건에 한해 원금 출금이 가능합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이용자들은 당일 출금에 불편을 겪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증권사의 투자자들은 미수나 신용융자가 없다면 손실금이나 이익금, 수수료를 제외한 원금만큼 당일 출금이 가능합니다. 가령 100만원어치를 매수한 뒤 105만원에 매도했다면, 100만원은 즉시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습니다.
당일 거래 건의 경우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예탁결제원 전산으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증거금 해지'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는 투자자 유동성과 편의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반면 10대사 가운데 키움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은 당일 출금이 불가합니다. 해당 증권사들은 당일 출금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T+2일 제도에 맞춰 운영 중"이라며 "각 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른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설명합니다. 삼성증권의 경우는 투자자가 직접 모바일 앱에서 '국내주식 계좌 증거금 변경'을 진행해야 당일 출금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증시 부양을 위해 투자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 투자자들은 스스로도 몰랐던 불편함을 겪고 있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당일 증거금 해지 제도가 사실상 고객이 넣은 돈을 그대로 빼가는 방식이고, 증권사 자본을 써야 하는 리스크도 없어 제한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산 대상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예탁금 인출을 굳이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막을 필요는 없다"며 "이미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있으니 서비스 경쟁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잔류 기간 증권사는 자금 융통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소비자는 융통도 할 수 없고 불리한 면이 있다"며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당일 인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건 오히려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해외 주식 시장의 경우 결제주기를 단축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하루로 단축했고, 유럽은 내년 10월 도입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결제주기 단축을 제안한 데 이어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주식 참여자 입장에서는 요즘 같은 세상에 돈 돌려받는 데 이틀씩 걸리나 납득이 잘 안 될 수 있다"며 "(제도 변경) 시행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야기하는데 꼭 그래야 하는지 점검하라"고 금융위원회에 속도를 올릴 것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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