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을 연 5.9~15.27%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29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은행·카드·캐피탈업권까지 공급을 확대한다.
이번 상품은 지난 4월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의 첫 후속 조치다. 기존 정책서민금융이 저신용층 지원에 집중되고 일반 신용대출은 강화된 심사로 중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회사가 자체 신용평가를 통해 중·저신용자에게 생활안정 자금을 공급하는 민간 중금리대출을 새롭게 마련했다.
1차 출시 기관은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이다. 대출 대상은 취급 시점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차주이며, 29일 기준 NICE 889점 이하, KCB 875점 이하가 해당한다. 다만 실제 적용 기준은 금융회사별로 이용하는 신용평가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차주별 대출 한도는 최대 1000만원이지만 금융회사별 한도가 아니라 전 금융권 합산 한도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A저축은행에서 300만원, B저축은행에서 400만원을 이용하고 있다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00만원뿐이다. 금융회사는 신용정보원에 집중되는 잔액 정보를 조회해 기존 대출 잔액과 자체 심사 한도를 비교한 뒤 더 적은 금액을 최종 한도로 정한다.
금리는 연 5.9~15.27%다. 금융회사 자체 신용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최고금리는 기존 민간 중금리대출보다 1.24%p 낮췄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인센티브 등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품 운용 방식도 기존 신용대출과 차별화했다. 이 대출은 잔액 기준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기존 대출을 모두 상환하면 다시 최대 1000만원까지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잔여 한도 내에서 추가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최초 취급 당시의 신용점수를 인정하지 않고 신청 시점의 신용평점을 다시 평가한다.
성실 상환자를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대출을 이용하는 동안 신용점수가 상승해 고신용자로 분류되더라도 최초 취급 당시 자격요건을 인정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성실 상환으로 신용점수가 오른 차주가 불이익을 받거나 만기 연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신용도를 낮추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존 신용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차주단위 DSR 규제는 그대로 적용된다. 총대출이 1억원을 넘는 차주는 은행권 40%, 제2금융권 50%의 DSR 규제를 충족해야 하며 금융회사 자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즉 새로운 정책상품이라고 해서 DSR 규제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안정 목적을 벗어난 이용을 막기 위한 제한도 뒀다. 차주는 대출 과정에서 자금 사용 목적을 제출해야 하며, 대출 후 1년 또는 전액 상환 전까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고 향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과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이용이 제한된다.
신청은 영업점뿐 아니라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신청도 가능하다. 토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핀다, 뱅크샐러드 등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도 금리 비교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명은 업권 공통으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사용한다.
이번 상품은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의 핵심 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사잇돌대출 공급 확대와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 신설, 카드·캐피탈업권의 사잇돌대출 취급 허용,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요건 개편 등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사잇돌대출은 올해 3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민간 중금리대출도 28조3000억원 이상 공급해 중신용층의 금융 공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김진홍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민간 금융기관이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금융회사들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해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차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업계도 하반기 중 14개 저축은행을 비롯해 은행, 카드, 캐피탈업권으로 상품을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급 실적과 이용 현황을 지속 점검해 중·저신용자의 자금 애로 해소 효과를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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