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0일부터 차례대로 귀국한다. 현지에서 일찌감치 국가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선언한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그러나 귀국 후 별도 인터뷰조차 없이 곧바로 귀가할 예정이다.
29일 축구계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선수 8명은 이튿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마지막까지 32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는 바람에 귀국편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 탓에 대표팀은 한 번에 귀국하지 못하고 그룹을 지어 따로 귀국길에 오른다.
그동안 월드컵 성적과 무관하게 공항에서 진행됐던 월드컵 대표팀 귀국 행사는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월드컵 대표팀이 공항에서 귀국 행사를 치르지 않는 건 처음이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1무 2패로 탈락했던 2014 브라질 대회 때조차 공항에서 귀국 행사가 진행된 바 있다. 선수단을 향한 이른바 '엿 세례'가 있었던 그 대회다.
선수단이 한 번에 귀국하지 못하는 게 귀국 행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홍명보호는 이미 지난달 출국 당시에도 일부 선수들만 먼저 본진으로 출국한 바 있는데, 당시엔 미리 준비한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배웅하는 등 출국 행사를 한 바 있다. 결국 이번 북중미 월드컵 부진에 따른 성난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다.
홍명보 감독 인터뷰 등 공항에서 별도 미디어 활동 없이 곧바로 해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축구협회는 홍 감독 등 선수들이 타는 항공편명조차 취재진에게도 공유하지 않고 있다. 자칫 항공편명 등 세부 일정이 기사화돼 팬들이 공항을 찾을 경우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홍명보 감독은 이날 귀국 후 별도 인터뷰 없이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거취에 대해서는 이미 멕시코 현지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다만 사퇴 의사를 밝힌 것 외에 별도 취재진 질문을 받진 않았는데, '귀국 후 미디어 활동은 없다'는 축구협회 공지대로 홍명보 감독은 이날 역시 귀국 직후 별도 경호 속 곧바로 귀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회 성적에 따라 귀국 직후 박수를 받거나, 때로는 고개를 숙였던 다른 대표팀 사령탑들과는 차이가 있다. 당장 지난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무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황선홍 감독조차 귀국 직후 "모든 분들,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다만 당시 황선홍 감독 인터뷰는 사과의 의미만이 담긴 건 아니었다. 당시 황 감독은 40년 만의 올림픽 탈락 결과에 대해 사과하고, 동시에 "지금 연령대 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 같이 노력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 연령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목소리 역시 냈다.
이처럼 대회에서 부진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귀국 후 공항 인터뷰는 단순한 결과를 넘어 대회를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개선 방향을 따져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두 번째 월드컵 실패 직후 공항에 마련될 '불편한 자리'에는 설 생각이 없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홍 감독을 그 자리에 세울 계획이 없다. 4년을 준비한 월드컵을 마친 뒤, 귀국 현장에서 아무 일이 없기만을 바라는 게 한국축구의 씁쓸한 현실이다.
![]()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