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빅3가 흔들리는 가운데, '전체 1순위 후보' 하현승(18)이 국내 잔류를 최종 확정했다.
하현승은 2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내가 직접 내린 결정이다.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차근차근 성장해 미국으로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경남 밀양에서부터 들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뉴욕 양키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개 팀과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개 팀 등 총 3개 팀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들었다. 그중 가장 국제 드래프트 머니가 많은 양키스는 무려 230만 달러(약 34억 원) 전후의 계약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남기로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 느꼈고, 최근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고교 선배들의 활약이 영향을 미쳤다. 하현승이 국내 잔류를 확정하면서 2027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웃게 됐다. 현시점 기준으로는 누구를 고를지 고민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
올해 고3 선수들은 2학년까지 뛰어난 성과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와 같이 투·타 모두에 재능을 보인 부산고 하현승(18), 덕수고 엄준상(18), 서울고 김지우(18)는 빅3로 불리며 메이저리그(ML)의 관심도 받았다.
하지만 두 번째 전국대회 황금사자기까지 종료된 현시점에서 빅3 자원을 포함해 기대했던 선수들의 성장세가 아쉽다는 것이 국내외 스카우트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빅3 중 가장 구체적인 오퍼를 받은 하현승조차 그 잠재력을 두고 기대치가 엇갈렸다. 하현승의 성장세에 아쉬움을 느낀 ML 스카우트 A는 "사실 올해 하현승에게 많이 기대했다. 200만 달러를 받으려면 눈에 확 띄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황금사자기 때도 임팩트가 부족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 중반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무브먼트도 그리 높게 평가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엄준상, 김지우 역시 '아직까진' 그 잠재력을 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엄준상은 유격수 수비와 타고난 투구 감각은 확실하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발과 기복 있는 타격이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김지우도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파워는 빅3 중 최고지만, 꾸준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BO 스카우트 B는 황금사자기 종료 후 "아직 다들 제 컨디션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기량 발전이 더딘 느낌"이라며 "엄준상, 김지우 모두 프로에 왔을 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 3순위 지명권을 지닌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세 명의 선수가 기대대로 성장했다면 남는 선수 중 한 명을 데려오면 그만이었다. 여전히 하현승, 엄준상, 김지우 세 선수의 재능이 탁월하다는 평가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카우트들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반면 전체 1순위의 키움은 하현승의 잔류만으로도 일단 큰 부담은 덜게 됐다. KBO 스카우트 B는 "하현승은 왜 자신이 전체 1순위 후보인지 보여줬다. 빠른 직구와 각이 큰 슬라이더는 고등학생들이 치기 어려운 수준이다. 터널링이나 브레이킹으로 봤을 땐 최고 수준이다. 타자로서도 지난해보다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야구를 향한 열정이 동 나이대 최고 수준이다. 남들 다 싫어하는 수비 펑고가 가장 재미있다는 엄준상,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결승전 저녁 곧바로 트레이닝 센터로 직행해 늦게까지 운동한 김지우처럼 하현승도 경쟁자들 못지않았다. 하현승은 가장 중요한 3학년 시즌을 앞두고 지난 겨우내 백스윙 교정에 나섰다. 백스윙은 투수의 와인드업 동작 후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놓기까지 팔 스윙이다. 구속을 늘리고 조금 더 부드러운 메커니즘을 갖기 위해 다양한 각도의 백스윙을 연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시속 152㎞로 최고 구속을 찍기도 했다.
만약 하현승이 큰 이변 없이 키움으로 향한다면 정현우(20), 박준현(19) 등 전체 1순위 선배들과 함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하현승은 "한국프로야구도 낮은 레벨이라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배울 것이 많다고 느낀다. 또 환경적으로도 선배들에게 편하고 거리낌 없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아직 한국에서 한 번도 성공 사례가 없었지만, 투·타 모두 잘해서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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