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최애 아이스크림’ 찾으러 [.txt]
한겨레
얼마 전 8살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길래 그러라고 하면서 나도 오랜만에 궁금한 마음에 편의점 냉동고를 들여다봤다. ‘어? 아직 죠스바랑 메로나를 파네? 구구콘도 있고.’ 어렸을 때 정말 좋아하던 아이스크림들이 여전히 냉동고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단 게 새삼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라면, 소다, 과자도 그러니 사람 입맛은 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림책 ‘보석 아이스크림 대모험’을 보면서도 비슷한 추억에 젖어 들었다. ‘아! 이 아이스크림들 정말 좋아했는데.’ 월드콘, 빵빠레, 보석바, 회오리바, 대롱대롱… 어린 시절 좋아했던 아이스크림이 새롭게 등장할 때마다 반가움에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어렸을 때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면 과자랑 아이스크림을 매일 사 먹어야지’ 다짐했던 게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이야기는 몸과 마음까지 녹아버릴 것처럼 덥고 습한 여름날의 시골집에서 시작된다. 그림 그리기, 인형 놀이, 장난감 놀이, 고양이랑 놀기, 책 읽기까지 집에 있는 놀거리를 전부 다 해버렸다. “누나, 심심해. 놀이터 가고 싶다.” “여기에는 놀이터가 없는데…. 시원한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집을 나선 남매. 선장 모자를 쓴 동생이 “나는 선장이야. 보물섬으로 떠날 거야”라고 말하자, 누나가 의아해하며 묻는다. “보물섬은 여기에 없어.” “저기에 있잖아. 보석 슈퍼!”
아이들이 슈퍼로 달려가 가게 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열자 냉기가 훅 끼쳐온다. “아이, 시원해 이제야 살 것 같다.” 남매가 냉동고 안으로 손을 뻗는 순간, 마치 앨리스처럼 놀라운 아이스크림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똑같은 규칙은 원하는 아이스크림은 하나만 고를 수 있단 것. 아이들은 수많은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이겨내며 보석 아이스크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벌판, 오렌지 셔벗 수영장, 초콜릿 아이스크림 폭포, 구슬 아이스크림 놀이터, 회오리 아이스크림 바람…. 눈이 휘둥그레지는 놀라운 광경들 속에서 남매는 하늘을 날고 바다에 뛰어들며 아이스크림 세상에서 펼쳐진 여름 축제를 한껏 즐긴다.
2024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며 주목받은 미란 작가가 스펙타클한 화폭에 그려낸 시원하고 달콤한 상상 세계 속에서 한여름 더위를 한순간 잊고 푹 빠져들었다. 오늘은 퇴근길에 어린 시절 좋아했던 아이스크림들을 한 봉지 사 들고 갈까?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조회 0·스크랩 0·공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