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대선주자 르펜 2심 유죄…대선 출마 기로
한겨레
프랑스 유력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57)이 공금 횡령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내년 대선 출마길은 열렸으나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해 정상적인 유세 활동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르피가로·아에프페(AFP) 통신 보도를 보면,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은 7일(현지시각) 유럽의회 공금 횡령 사건에서 르펜 의원에게 10만유로(약 1억7천만원) 벌금과 함께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2년에 대해선 집행을 유예하고, 나머지 1년에 대해선 가택 연금(전자 추적 장치 착용)을 명령했다. 또 45개월간 피선거권을 박탈하되 이중 30개월은 집행을 유예하고 15개월만 실형으로 선고했다. 이 15개월은 그가 1심 이후 이미 기간을 채운 것으로 인정돼 법적으로 내년 4~5월 열리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르펜 의원 등 국민연합 전신인 국민전선(FN) 당직자 25명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유럽의회 자금 430만유로(약 75억원)를 빼돌린 혐의(공금 횡령·사기 공모)로 2023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유럽의회 의원 활동을 위해 보좌관을 채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인건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국민전선 간부 급여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3월 1심 법원은 르펜 의원이 범행을 주도했다고 보고, 그에게 징역 4년(전자팔찌 착용 상태로 2년간 가택연금), 피선거권 박탈 5년, 벌금 10만유로(약 1억7천만원)를 선고한 바 있으나, 2심에서 형이 가벼워진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장마리 르펜의 딸인 그는 내년 열리는 대선에서 국민연합의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었다. 그는 앞서 2012년, 2017년, 2022년 대선에서도 내리 극우 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다만 르펜 의원은 피선거권을 유지하더라도 가택 연금 상태에서 전자 추적 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집 밖에 나가려면 판사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야외 유세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일 프랑스 엘세이(LCI)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라면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르펜 의원은 이날 무표정한 얼굴로 판사의 형량 낭독을 들은 뒤 말없이 법정을 떠났다. 그는 선고 뒤인 이날 저녁 8시 프랑스 테에프앙(TF1) 방송에서 대선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르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 그의 정치적 후계자인 조르당 바르델라(30) 당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된다.
김지훈 천호성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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